초보자도 당황하지 않는 해외여행 준비물 체크리스트 (feat. 피눈물 나는 경험담)
여권이랑 지갑만 있으면 된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
지난 3월, 오사카 여행 가려고 공항 리무진 타고 가는데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지더라고요. 여권은 챙겼는데, 어댑터랑 보조배터리 생각을 아예 안 한 거야. 심지어 환전도 안 해서 공항에서 그 비싼 수수료 물고 환전했던 거 생각하면 아직도 뼈가 아픕니다. 다들 '여행 준비물' 치면 나오는 뻔한 글들 보면서 '아, 이거 나도 다 아는 건데' 하잖아? 근데 막상 비행기 탈 때 되면 다 까먹는 게 사람 심리거든.
작년에 내 친구 재준이가 베트남 다녀오면서 겪은 일인데, 이 녀석이 상비약 안 챙겨갔다가 현지 물갈이 때문에 3박 4일 일정 중 이틀을 화장실이랑 친구 먹었대요. 2주 전에 병원 갔을 때 의사 선생님한테 들은 얘긴데, 여행지에서 급성 장염 걸리는 이유가 단순히 물 때문만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몸이 낯선 곳에 가면 교감신경이 확 예민해지면서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뚝 떨어지는데, 이때 평소에 멀쩡하던 세균이 갑자기 힘을 쓰기 시작하는 거래요. 그러니까 '나는 튼튼하니까 괜찮아'는 개나 줘버리고, 오늘은 진짜 제대로 된 리스트를 짜보자고.

전자 기기는 '이것' 하나로 끝내라
아니 근데, 멀티 어댑터 종류 진짜 많잖아. 저도 처음엔 예쁜 거 샀다가 며칠 만에 다리 부러져서 현지 편의점 가서 비싼 돈 주고 샀던 기억이 있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 세계 어디서나 쓰는 통합 멀티 어댑터' 하나에다가, USB 포트가 3개 이상 달린 놈으로 사야 해요. 왜냐면 요즘은 핸드폰 말고도 워치, 보조배터리, 카메라 배터리까지 충전할 게 한두 개가 아니거든. 호텔 가면 콘센트 위치가 침대에서 한참 먼 곳에 있는 경우도 태반이고.
꿀팁 하나 더 줄게. 2미터짜리 긴 충전 케이블은 진짜 선택이 아니라 필수야. 방에서 뒹굴거리면서 폰 보는데 케이블 짧으면 진짜 짜증 대폭발이거든. 그리고 보조배터리는 용량 꼭 확인해. 20,000mAh 넘어가면 기내 반입 안 될 수도 있어서 딱 10,000~15,000mAh 정도로 가져가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이거 진짜 중요해. 친구랑 여행 가면 짐 줄인다고 20,000mAh 하나만 챙기는데, 비행기 탈 때 압수당하면 멘탈 나가니까.
약은 사치라고? 장염 걸리면 웁니다
상비약은 정말 '설마'하는 마음으로 챙기는 거잖아. 근데 나도 여행지에서 감기 걸려서 현지 약국 들어갔다가 영어가 안 통해서 고생한 적이 있어. 그때 바디랭귀지로 기침하는 시늉 하느라 얼마나 창피했는지 몰라. 필수로 챙겨야 할 건 일단 '종합감기약, 지사제, 소화제, 그리고 대역죄인 취급받는 밴드'입니다.
작용 원리를 좀 설명해주자면, 여행지에서 먹는 음식들이 평소랑 다르잖아? 그러면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기 쉬운데, 이때 지사제를 미리 준비 안 하면 진짜 큰일 나. 특히 활성탄이 포함된 지사제는 독소를 흡착해서 배출해 주니까 더 효과가 좋더라고요. 그리고 항히스타민제 하나는 꼭 챙겨. 갑자기 이유 모를 두드러기 올라올 때 있는데, 이거 하나면 십년감수합니다. 무조건 약 이름이랑 용량 써진 영문 처방전 하나씩은 챙겨가. 며칠 전 친구가 이탈리아 여행 갔다가 지갑 잃어버리고 약도 없어서 고생했는데, 의사가 영문 처방전 보더니 바로 약 줘서 살았대.

의류는 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범
솔직히 말해볼까? 여행 가서 옷 3~4벌씩 챙겨가면 100% 후회한다. 여행 가서 옷 갈아입고 빨래할 시간도 없는데, 짐만 무거워져서 결국 다 안 입고 가져와. '압축 파우치' 이거 안 쓰는 사람들 진짜 반성해야 해. 겨울 옷은 부피가 크니까 무조건 압축 파우치로 공기 쫙 빼서 넣으면 캐리어 공간이 2배는 넓어져. 내가 직접 해본 실험인데, 일반 파우치에 넣었을 때랑 압축 파우치에 넣었을 때 셔츠 3장 차이가 나더라고요. 진짜 혁명임.
또 하나, 현지 날씨가 맑다고 방심하지 마. 작년 런던 갔을 때 하루에 비가 5번 왔어. 그때 산 바람막이가 내 생명을 구했지 뭐야. 얇은 경량 패딩이나 바람막이는 진짜 필수야. 기내에서도 추울 때 덮으면 담요보다 나으니까. 너무 촌스러운 등산복 말고 요즘 예쁜 거 많잖아. 그리고 양말은 속옷보다 2개 더 챙겨. 왜냐고? 신발 젖거나 발 냄새날 때 양말만 갈아 신어도 쾌적함이 달라지거든.
현금 vs 카드, 고민하지 말고 '이거' 준비해
옛날에는 달러 환전해서 현지에서 또 환전하는 게 국룰이었지? 근데 요즘은 '트래블로그나 트래블월렛' 같은 카드 안 쓰면 진짜 바보 소리 들어. 내가 3개월 전에 일본 여행 갔을 때 현금 안 뽑고 그냥 카드로 다 긁었는데, 환전 수수료가 0원이더라고요. 이건 진짜 계산기 두드려봐도 압도적이야. 현금은 딱 비상용으로 5만 원 정도만 챙기고 다 카드로 결제해. 잃어버릴 위험도 적고 내역 관리도 자동으로 되니까 얼마나 편해?
아니 근데, 간혹 카드 안 되는 시골 상점들도 있거든. 그래서 현금을 아예 안 들고 다니면 낭패 볼 때가 있어. 내 친구 진우가 일본 소도시 놀러 갔다가 카드 안 돼서 식당 주인분한테 고개 숙이고 사과했던 적이 있거든. 그래서 카드는 반드시 2개 이상 챙겨. 하나는 메인, 하나는 비상용으로 캐리어 깊숙한 곳에 넣어두는 거, 알지? 이거 안 해서 여행 마지막 날 공항 노숙할 뻔한 사람 내 주변에도 한 명 있어.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준비물 챙기느라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 어차피 공항 가면 다 있고, 현지 가면 다 팔아. 근데 내가 굳이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여행 가서 '아, 그거 가져올 걸' 하고 후회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기 때문이야. 그 시간에 맛있는 거 하나 더 먹고, 풍경 하나 더 보는 게 여행의 진짜 목적이잖아? 그러니 오늘 이 글 보고 딱 적어두고 그대로만 챙겨봐.
혹시 너희들 중에 여행 갔다가 진짜 어이없는 거 잃어버리거나 안 가져가서 고생한 적 있어? 난 처음 해외여행 갈 때 속옷을 다 챙기고 양말을 하나도 안 챙겨가서 현지에서 양말만 7켤레 산 적이 있어. 웃기지? 너희는 제발 나처럼 바보 같은 실수 하지 말고, 즐거운 여행 준비하길 바랄게.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 내가 아는 선에서 다 알려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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